
관세 25% 맞고 코스피 5000 돌파, 진짜 이게 말이 됩니까
1월 26일 일요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스를 보자마자 "월요일 장 열리면 어떻게 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1월 27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었습니다. 관세 폭탄 맞고도 올랐습니다. 9년 투자하면서 트럼프발 관세 이슈를 여러 번 겪었는데, 이번 반응은 진짜 달랐습니다.
코스피 5,084.85 — 46년 만의 숫자
코스피는 전날보다 2.73% 오른 5,084.85로 마감했습니다. 1980년 지수 산출 이후 46년 만에 종가 5000을 처음 찍은 겁니다. 지난 22일에 장중 5000을 터치한 적은 있었는데 그날은 4,952로 밀렸거든요. 이번엔 확실하게 넘었습니다. 시가총액은 4,203조 원, 연초 이후 수익률 20.7%로 G20 1위입니다. 작년까지 "코리아 디스카운트" 타령이었는데, 숫자가 이렇게 나오니까 할 말이 없습니다.
아침엔 빠지고, 오후엔 뚫었습니다
장 시작은 안 좋았습니다. 관세 뉴스 때문에 코스피는 4,932로 출발했고, 장중 4,900선까지 내려갔어요. "또 시작이구나" 싶어서 저도 호가창 켜놓고 지켜봤습니다. 오전 중반쯤부터 외국인이 반도체를 사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하나증권 김두언 수석연구위원은 "관세가 결국 철회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시장이 학습효과와 내성을 갖게 됐다"고 했는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요즘 증권가에서 'TACO'라는 말이 돌더라고요. Trump Always Caves On, 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는 뜻인데, 시장이 그걸 알고 있는 겁니다. 개인이 1조 원 넘게 팔아치웠는데 외국인과 기관이 다 받아먹었습니다. 개인이 판 게 틀렸고 외국인이 맞은 셈이에요. 이 구도가 불편하긴 하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80만닉스, 16만전자 — 반도체가 다 했습니다
이날 지수를 끌어올린 건 반도체입니다. SK하이닉스가 8.7% 올라 종가 80만 원을 찍었고, 삼성전자도 4.87% 올라 장중·종가 모두 최고가를 갈아치웠어요. KB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4만 원으로 올렸고, 씨티그룹은 SK하이닉스를 140만 원까지 불렀습니다. 솔직히 140만 원은 좀 공격적이다 싶었는데, 시장은 그 숫자에 반응했습니다. 애널리스트 목표가가 항상 맞는 건 아니지만, 그 숫자 자체가 시장 심리를 움직이거든요.
신경 쓰이는 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상위 3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8.7%를 차지한다는 겁니다. 반도체 두 종목에 너무 기대고 있어서, 여기가 꺾이면 지수도 같이 무너집니다. 5000이 의미 있는 숫자이긴 한데, 이 집중도 구조는 취약합니다.
현대차는 반대로 맞았습니다
관세 직격탄은 자동차가 받았습니다. 현대차는 장 초반 5%까지 빠졌다가 0.81% 하락으로 마감했어요. 관세가 25%로 올라갈 경우 현대차그룹 추가 부담이 약 4조 3,000억 원, 부품 수입까지 합치면 총 7조 4,000억 원이라는 추산이 나왔고, 연간 최대 5조 원 추가 부담 전망도 있습니다.
저는 자동차 섹터 직접 투자는 안 하는데, 이날 보면서 다시 확인한 게 있습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종목은 트럼프 한마디에 하루 5%가 빠질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삼성전자를 들고 있는데, 반도체는 관세 이슈에도 올랐습니다. HBM 같은 AI 핵심 부품은 미국도 필요하니까요.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반도체 중심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트럼프 관세, 이제 겁나지 않나
작년 4월을 떠올려보면 차이가 큽니다.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때렸을 때 코스피는 2,293까지 내려갔습니다. 2,500선이 이틀 만에 깨졌고, 그때는 진짜 무서웠어요. 이번엔 25% 재인상 선언에도 코스피가 오히려 5000을 돌파했습니다. 시장이 "또 엄포겠지"라고 읽은 거예요. 작년 11월에 현대차가 대미 투자를 약속하자 관세율이 15%로 내려간 적이 있으니까, 패턴이 보이는 겁니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제 경험상 시장이 둔감해진 구간에서 진짜 충격이 오면 더 크게 맵니다. 다들 "어차피 철회될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실제로 25%가 시행되면, 그 낙폭이 예상보다 훨씬 깊을 수 있어요. 관세 뉴스가 나오면 최소 24시간은 기다리고,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나서 움직이는 게 맞습니다. 뉴스 나오자마자 팔거나 사거나 하면 거의 틀립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시황 분석이고, 특정 종목의 매수를 권유하는 게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는 본인 몫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면책 조항을 확인해 주세요.
참고
- 연합뉴스 (2026.1.27), "코스피, 트럼프발 쇼크에도 사상 처음 종가 기준 5,000 돌파" — https://www.yna.co.kr/view/AKR20260127123700008
- 한겨레 (2026.1.27), "'트럼프 쇼크' 딛고 5000 찍은 코스피…'관세 인상 노이즈성 재료'"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41918.html
- 경향신문 (2026.1.27), "이젠 '80만닉스' '16만전자'…반도체 타고 코스피 종가도 '5000피' 돌파" —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271550011
- 조선일보 (2026.1.27), "관세 변수에도 외국인 '사자'…코스피, 사상 처음으로 종가 5000선 돌파" — https://www.chosun.com/economy/money/2026/01/27/VDFVAVQCMNF5ZBCC7CREI7K6ZQ/
- 조선비즈 (2026.1.27), "관세 변수에도 외국인 '사자'…코스피, 사상 처음으로 종가 5000선 돌파" — https://biz.chosun.com/stock/stock_general/2026/01/27/HBQTGNDCHBQTKZRUGMZTKNJSHA/
- 머니투데이 (2026.1.27), "'시행일' 안 찍힌 관세 협박…4900 깨졌던 코스피 5000 회복" — https://www.mt.co.kr/stock/2026/01/27/2026012710413835618
- KBS (2026.1.27), "트럼프 엄포에도 견고…코스피 종가 5,000 돌파"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8470445
- 서울경제 (2026.1.27), "미국發 쇼크에도 코스피 5000 뚫었다" — https://m.sedaily.com/article/20001357
- 동아일보 (2026.1.28), "관세 압박에도…코스피 종가 5000 넘어" —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60128/1332449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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