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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경제이슈] 유가가 오르면 내 주식도 떨어진다? — 원유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법

by eoksori 2026. 3. 3.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 전 세계 원유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2026년 3월 3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브렌트유가 이틀간 10% 이상 급등하며 80달러대를 돌파했습니다. 같은 날 코스피는 7.24% 빠졌고, 삼성전자는 9.88%, SK하이닉스는 11.5% 내렸어요. 그런데 나스닥은 오히려 0.36% 올랐습니다. 같은 전쟁인데 왜 이렇게 반응이 갈렸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유가와 주식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9년 투자하면서 이걸 이해하고 나서부터, 지정학 이슈가 터질 때마다 어느 자산이 어떻게 움직일지 훨씬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됐어요. 오늘은 원유와 주가의 관계를 원리부터 역사, 그리고 지금 상황까지 같이 정리해봅니다.

유가가 주가를 흔드는 방식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원유는 단순한 연료가 아닙니다. 플라스틱, 포장재, 화학제품, 타이어, 합성섬유까지 석유에서 나오는 원료가 수십 가지예요. 그래서 유가가 오르면 항공사, 해운, 물류, 자동차, 반도체 제조 공정까지 비용이 직접 올라갑니다. 항공사 같은 경우 연료비가 전체 비용의 20~30%를 차지하거든요.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가 오르는 건데, 그걸 소비자한테 다 전가하기도 어렵고 이익이 그냥 깎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유가 상승의 진짜 무서운 부분은 인플레이션 경로입니다. 에너지 비용이 오르면 물가 전체가 올라가고, 그걸 잡으려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늦추거나 다시 올립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눌려요. 2022년에 나스닥이 30% 이상 빠진 가장 큰 이유가 유가 급등 → 인플레이션 → 금리 인상 이 연쇄 경로였습니다. 제가 그때 팔란티어 물린 경험이 있는데, 실적은 나쁘지 않았는데 금리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눌리는 게 얼마나 아픈지 직접 겪었거든요.

결국 유가 충격은 기업 비용 → 물가 → 금리 → 주가 순서로 퍼져나갑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이 고리가 더 짧고 빠르게 작동해요. 한국이 그런 구조입니다.

유가 상승이 항상 주가에 나쁜 건 아닙니다 — 이 구분이 핵심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2004년부터 2008년 사이, 유가는 배럴당 30달러에서 140달러까지 올랐는데 미국 증시는 같은 기간 오히려 올랐습니다. 글로벌 경기 호황으로 수요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에요. 수요 증가로 오르는 유가는 경기가 좋다는 신호고, 공급 충격으로 오르는 유가는 비용 압력입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지정학 이슈로 인한 공급 충격은 보통 단기에 끝나면 증시가 회복합니다. 1990년 걸프전 때 유가가 3배 급등했지만 100일 만에 전쟁이 끝나면서 시장은 빠르게 돌아왔어요. 반면 충격이 길어지면 인플레이션이 자리를 잡고 금리를 건드리면서 전혀 다른 국면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지정학 이슈가 터질 때마다 "이게 수요 문제냐 공급 문제냐, 그리고 얼마나 길어질 것 같냐"를 가장 먼저 봅니다.

지정학 이슈 때마다 제가 대응한 방식 — 맞은 것과 틀린 것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원유 시설 드론 공격 때 저는 에너지 관련 포지션을 전혀 안 들고 있었습니다. 당시 유가가 하루 15% 이상 폭등했는데, 저는 그냥 구경만 했어요. 그때는 수혜 업종을 잡을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정학 이슈가 터질 때 어느 업종이 올라가고 어느 업종이 내려가는지를 따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팔란티어를 들고 있었는데, 실적은 나쁘지 않았는데 금리 인상 압력에 밸류에이션이 그냥 눌렸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유가가 기술주에 이렇게 직접 영향을 준다는 걸 몸으로 이해하게 된 계기였어요. 결국 많이 빠진 자리에서 버텼고 지금은 회복됐지만, 당시에 기준 없이 공포에 흔들렸던 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그때 배운 게 뭐냐면, 기준이 없으면 공포 극대화 구간에서 반드시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2020년 코로나 때는 유가가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찍었습니다. 배럴당 -37달러요. 수요가 갑자기 증발하면서 저장 시설이 꽉 찬 거예요. 그때 저는 오히려 기술주 비중을 늘렸고 이게 맞았습니다. 공급 충격이 아니라 수요 붕괴였으니까, 에너지 의존도 낮은 섹터가 답이었어요.

왜 같은 뉴스에 코스피와 나스닥이 다르게 움직였나

현재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원유를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의존도가 낮습니다. 반면 한국은 원유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중동에서 옵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의 84%가 아시아로 향하고, 한중일 한국이 그 물량의 약 70%를 소화합니다. 미국 나스닥과 한국 코스피가 같은 뉴스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코스피에서도 종목별 반응이 완전히 갈렸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는 에너지 비용 상승과 외국인 리스크오프 매도가 겹치면서 각각 10% 안팎으로 빠졌습니다. 반면 정유사 S-Oil은 28% 이상 폭등했고, 방산주들은 상한가를 쳤어요. 같은 장에서, 같은 뉴스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겁니다. 유가와 주가의 관계는 시장 전체가 아니라 업종별로 다르게 봐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주목하는 것

솔직히 저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란 지도부 핵심이 제거됐고, 이란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1990년 걸프전처럼 단기에 끝나면 증시는 공포 이전 수준을 회복했어요. 삼성전자는 들고 있지만 던질 타이밍을 재고 있는 건 맞습니다. 이미 연초 대비 코스피가 34% 이상 올라있는 상태에서 추가 악화 신호가 나온다면 비중을 줄이는 게 맞다고 봐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3주 이상 고착화되는 신호가 나오면,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인다고 보고 성장주 비중을 줄입니다. 그 전까지는 공포에 휩쓸려 무작정 던지지 않습니다. 9년 투자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기준 없이 감정으로 움직인 매도는 대부분 후회로 끝났다는 겁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분석과 투자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게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제가 직접 보유 중인 종목입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는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면책 조항을 확인해 주세요.

 

참고

  1. Korea Times (2026.3.3), "Seoul stocks plunge over 7% due to Iran war, oil surge" – https://www.koreatimes.co.kr/economy/20260303/seoul-stocks-plunge-over-7-due-to-iran-war-oil-surge
  2. Bloomberg (2026.3.3), "Korean Stocks Suffer Worst Selloff Since 2024 on Iran War Risks" –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6-03-03/south-korean-stocks-slump-on-iran-risk-as-market-reopens
  3. CNBC (2026.3.2), "How high can oil and gas prices go because of the Iran war? Here are the scenarios" – https://www.cnbc.com/2026/03/02/iran-oil-gas-prices-strait-hormuz.html
  4. Al Jazeera (2026.3.3), "Shutdown of Hormuz Strait raises fears of soaring oil prices" – https://www.aljazeera.com/economy/2026/3/3/shutdown-of-hormuz-strait-raises-fears-of-soaring-oil-prices
  5. Kpler (2026.3.1), "US-Iran conflict: Strait of Hormuz crisis reshapes global oil markets" – https://www.kpler.com/blog/us-iran-conflict-strait-of-hormuz-crisis-reshapes-global-oil-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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